9/13 (토) 왜 몰랐을까
저녁스케치
201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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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깎다 생각한다 사과!
사과 한 알 깎았을 뿐인데
잘못한 일 생각나
그 사과 한번을
깍듯이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가
붉은 사과 한알보다 더 붉다는 것을
나는 왜 몰랐을까
사과 한알의 단맛에 물든 내가
그걸 깜빡 놓쳤다
젊어서는 풋사과처럼
붉은 것이 다 열정인 줄 알았다
붉어지는 내 미안
다시는 그런 일 없어야겠다



천양희 시인의 글이었어요, <왜 몰랐을까>



그러게요.
깎듯이, 진심을 담은 사과 한 마디면 됐을 걸.
풋사과처럼 덜 익은 젊은 날엔,
어쩐지 지는 거 같고.
괜한 자존심을 내세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못하고 살았지요.
상처 준 모든 이들이여, 미안합니다.
뒤늦은 사과를 전하며 마음 붉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