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볕에
익어가는 것들을 후숙시킨다
바쁜 일상에도
작은 행복을 만들어 내는 일이
익어가는 중이겠지
여름이 저물기까지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달콤한 땡볕이 내리쬐면
단단한 것에서 말랑말랑해지고
씁쓰름한 것들이 달콤하게 익어
향기를 품은 여름이다
그러니 무더위도
감사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숱한 그리움이 익어
외로움을 털어 내듯이
나의 청춘이 무르익어 간다
내 생에 향기가 배듯
박명숙 시인의 <익어가는 계절>
여름엔 나무늘보처럼 쉬어가기로 해요.
졸졸 흐르는 냇물 소리에 마음을 비우고
쨍쨍한 햇볕에 오랜 슬픔들을 말리고
뭉게구름 닮은 희망을 몽글몽글 피워내면서.
그렇게 쉬엄쉬엄 여름을 보내고 나면
쓰디쓴 기억들은 달큰한 추억이 되고,
고집스럽고 단단했던 마음은 말랑말랑,
유연하고 보드랍게 익어있을 테니까요.